요즘 일이 갑자기 한가해졌다.
지난 금요일 PT를 끝으로 대부분의 일이 끝났다.
TVCM건 일이 하나 있긴 하지만 후반작업만 남은 상태고
햄버거가게 브랜드 리뉴얼 PT도 하나 있긴 하지만
델리바리가 2주일이나 남아서 간만에 여유만끽이다.
하지만 꽁트B가 늘 한가하다고 생각하면 커다란 결례이다.
지지난주 월요일부터 지난주 금요일까지 꽁트B가 쳐낸
일들을 나열한다면 아마 경배하려고 할 지도 모른다.
돕부가 너무 길었다.(돕부도 요즘 잘 안 쓰긴 하지만 전문용어다, 설명은 다음 기회에)
게다가 본문과 연결되지도 않는 시덥잖은 인트로, 이 점 사과한다.
암튼 일이 없다보니 일찍 퇴근했고,
고맙게시리 아들님도 이미 꿈나라로 고고씽~해주셨다.
간만에 서가가 있는 컴퓨터 방에 들어와
(우리집에서는 사무실방이라고 부르는 방이다)
한참을 놀고 있다.
졸립기도 한 듯 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려 했으나
카테고리별 포스트 갯수의 평준화를 위해
쓰잘데 없는 포스팅 하나 더 하려고 이글루스에 접속했다.
(참고로 현재까지 애드센스 총수입 0.00$,
Pop's 누적수익 82원. 그나마도 두번은 내가 눌렀다.
좀 도와주시길 바란다.)
무슨 내용을 올릴까 눈알을 굴리다 딱 마주친 서가.
그냥 3단 칼라박스 10개를 대충 세워 놓은 책장이다.
(왠지 서가라 하면 남자들의 로망, 서재를 갖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서가 안에는 책들이 어이없는 배열로 마구 꽂혀있거나 쌓여있다.
얼마전 꽁트B 도서 창고대방출 행사를 하고 남은 책들이다.
내용 보다는 책의 상태를 버리는 기준으로 삼았다.
참 아까운 책들도 있었지만 물에 불어 쩍 달라붙어 있는 걸
무슨 수로 다시 볼 수 있겠는가 말이다.
아무튼 서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정말 가관도 아니다.
아무리 아무렇게나 부려놨다곤 하더라도
그 부조화가 극에 달한다.
샘플로 두칸의 책장에 들어있는 순서대로 책들을 호명해주겠다.
요재지이(4)권, 오길비 광고불변의법칙, 유기농업이희망이다,
마르쿠제 미학사상, 당신도명카피를쓸수있다, 브레히트 전쟁교본,
구름극장에서만나요, 제국, 머리좀굴려보시죠, 광고정보2006년4월호,
공포와전율/죽음에이르는병, 하이네 로렐라이, 보이지않는뿌리,
카피라이터가되씹는카피들, 내몸을살리는요가30분, 당신들의대한민국,
놀이와예술그리고상상력, 바우돌리노(하)권, 먹히는말, 보랏빛소가온다,
숙자언니, 음식잡학사전, 양파의자장가, 창업세금지식쌓기, 우울과몽상,
세익스피어의기억, 결정의지혜, 파란비닐인형외계인, 내아내의모든것,
토템과타부, 눈사람속의항아리, 핑퐁, 브랜드리더십, 디지털이다, 시간박물관
딱 꽁트B를 보여주는 서가라 할 수 있겠다.
아마 처음부터 끝까지 불러줬으면 더 정신 사나왔을텐데,
타이핑 치는 것도 고역인지라 여기서 그만하련다.
조금더 힌트를 주자면
'부자의지갑을열어라'란 VIP마케팅 책 옆에 참 절묘하게도
채광석의 시집이 놓여있는 꼴이다.
이 의도하지 않은 부조화,
다시 생각해보니 괜찮다.
크리에이터의 덕목이다.
끝까지 말랑말랑하라,
이것이 나의 결론이다.
- 2009/09/10 01:27
- conteb.egloos.com/3202232
- 덧글수 : 2


덧글
하르 2009/09/10 02:33 # 삭제 답글
아, 요재지이, 나도 네권이 눈에 보인다. 근데 전 여섯권 아닌감? 채광석은 돌아가신 그 옛날의 채광석이냐? 흐흣 뭔가 훔쳐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꽁트B 2009/09/10 08:53 #
좀 난삽하지, 내 사는 게 늘 그렇지... 그나저나 어제 놀랐던 건 우울과몽상이다. 산 기억이 없고, 산 기억이 없으니읽을 생각도 못했던 그 두꺼운 양장본 포우 전집은 어디서 났을까?